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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제 빵

작성자

룰라

[작성일 : 2015-04-25 09:47:37 ]

제 목

두 가지 치아바타

울퉁불퉁 납작한 모양이 슬리퍼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치아바타. 황금빛 바삭한 껍질에 숭숭 구멍 뚫린
속살이 쫄깃한 듯 촉촉해서 그냥 먹어도 좋고 채소나 치즈를 곁들인 샌드위치 빵으로도 훌륭하다.
‘오월의 종’ 정웅 셰프와 함께 인스턴트 이스트와 천연 발효종을 각각 사용한 두 가지 버전의 치아바타를
만들어 보았다.

인스턴트 이스트를 넣은 치아바타

a 반죽 및 1차 발효
재료
강력분 1kg, 인스턴트 이스트 16g, 소금 18g, 올리브유 100g, 물 700g, 덧밀가루 적당량
만드는법
1 밀가루를 작업대에 펼치고 인스턴트 이스트와 소금을 각각 섞은 뒤 가운데를 움푹 들어가게 한
   다음 올리브유를 부어 스크레이퍼로 섞고 물을 부어가며 반죽한다.
※ 그날의 습도나 밀가루 상태, 반죽하는 사람의 손 온도 등에 따라 반죽의 된 정도가
   달라지니 물의 양은 상황에 따라 가감한다.
2 반죽이 어느 정도 뭉치면 손바닥으로 눌러 힘을 주어 앞으로 밀었다 접으며 마치 빨래하는 식으로
10~20분간 치대어 반죽한다. 반죽에 탄력이 생기고 표면이 보들보들해지면 볼에 담고
   랩이나 면포를 씌어 상온(18~24℃)에서 상태를 보아가며 40분가량 발효한다.

b 성형 및 2차 발효
만드는법
1 반죽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다시 솟아오르고 부피가 두 배 정도로 부풀어 오르면 150g씩 분할해 긴 막대
모양으로 둥글린 뒤 10분간 벤치 타임을 준다.
※반죽을 볼에서 들어 올렸을 때 거미줄 모양으로 늘어나는 것으로도 발효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2 핫도그 번 모양의 치아바타는 손바닥으로 반죽을 살짝 눌러 납작하게 만든 뒤 길게 삼절접기하고 아물린 면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른 뒤 양옆을 살살 굴려 매끈하게 모양을 잡는다. 도마에 덧밀가루를 뿌리고 살살 굴린 뒤
봉합 면이 밑에 오도록 팬에 올린다.
3 네모난 모양의 치아바타는 손바닥으로 반죽을 살짝 눌러 납작하게 만든 뒤 길게 위아래로 놓고 아래 1/3을
접어 올리고 다시 위의 1/3을 접어 낸린다. 봉합 면을 손가락으로 꾹 눌러 아물린 뒤 덧밀가루를 뿌리고 봉합
면이 밑에 오도록 팬에 올린다.
4 팬에 젖은 면포를 씌운 뒤 상온(18~24℃)에서 상태를 보아가며 40분가량 발효한다.

c 굽기
만드는법
반죽이 1.5~2배로 부풀어 오르면 21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윗면이 노릇한 색을 띠도록 13분간 굽는다.

완성

천연 발효 치아바타

※액종르뱅 만들기

만드는법

1 물에 세척해 기름기를 제거한 건포도 100g에 미지근한 물 600g을 붓고 상온에 둔다. 2~3일간 하루에 한 번씩 뚜껑을 열어 가스를 빼고 상태를 보아가며 건포도 액종을 만든다. 유리병에 작은 기포가 가득 올라오고 향긋한 발포의 풍미가 올라오면 액종이 완성된 것.
2 완성된 액종의 액체만 걸러내어 액종 200g에 밀가루 150g을 넣고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잘 섞어 그릇에 담고 랩으로 밀봉해 구멍을 내거나 밀폐 용기에 담아 상온(18~24도)에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3 반죽이 부풀어 오르고 복잡한 향을 풍기면 반죽에서 180g을 떼어내 밀가루 250g과 물 200g을 더해 새로 반죽하는 리프레싱 과정을 거친 뒤 다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반죽의 발효력이 불충분하다 싶으면 하루 더 리프레싱 과정을 반복한다.
4 반죽이 활발한 발효력을 보이면 반죽에서 180g을 떼어내고 여기에 중력분 250g, 강력분 30g, 소금 4g, 물 250g을 넣고 잘 섞은 뒤 상온에서 하룻밤 숙성시켜 최종 단계의 원종을 만든다.
※ 최종 단계의 원종은 냉장고에 넣어 3~4일간 보관해두고 사용할 수 있고, 매일 리프레싱을 반복할 경우 잘 보존하면 계속해서 사용 가능하다.
5 빵을 만들기 전 날 최종 단계의 원종을 꺼내 원종 80g, 밀가루 150g, 통밀가루 60g, 물 300g을 넣고 잘 섞어 상온에서 하룻밤 숙성시켜 액종르뱅을 완성한다.

a 반죽 및 1차 발효
재료
강력분 1kg, 액종르뱅 500g, 소금 16g, 올리브유 100g, 물 400g, 덧밀가루 적당량

만드는법

1 밀가루와 소금을 고루 섞어 작업대에 펼치고 가운데를 움푹 들어가게 한 뒤 액종르뱅과 올리브유를 붓고 스크레이퍼 등으로 섞은 다음 물을 부어가며 반죽한다.
2 반죽이 어느 정도 뭉치면 손바닥으로 눌러 힘을 주어 앞으로 밀었다 다시 접으며 마치 빨래하는 식으로 10~20분간 치대어 반죽한다. 반죽에 탄력이 생기고 표면이 보들보들해지면 볼에 담고 랩이나 면포를 씌어 상온(18~24℃)에서 상태를 보아가며 3시간가량 발효한다.

b 성형 및 2차 발효
만드는법
1 반죽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다시 솟아오르고 부피가 1.5~1.8배로 부풀어 오르면 그대로 작업대 위에 쏟아붓고
길이대로 길게 이등분한 뒤 스크레이퍼를 이용해 10~15cm 길이로 자른다. 자른 반죽의 양 끝을 잡고 약간
늘어뜨린 뒤 덧밀가루를 뿌려 팬에 올린다.
※ 접는 등의 성형법으로 모양을 만들어도 되지만 반죽을 그대로 잘라 늘어뜨려 굽는 것이 ‘슬리퍼 모양’이라고
불리는 치아바타의 고전적 형태다.
2 팬에 젖은 면포를 씌운 뒤 상온(18~24℃)에서 상태를 보아가며 1시간 30분가량 발효한다.

c 굽기
만드는법
반죽이 1.5~2배로 부풀어 오르면 21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윗면이 노릇한
색을 띠도록 13분간 굽는다.

1. 인스턴트 이스트 사용 치아바타, 2. 액종르뱅 사용 치아바타

인스턴트 이스트를 사용한 치아바타와 액종르뱅을 사용한 치아바타, 그 차이는?

인스턴트 이스트를 사용한 치아바타는 속살이 쫄깃하기보다는 포슬포슬 부서지는 질감 쪽에 가까웠다. 햄버거 등에 이용되는 번까지는 아니어도 그와 비슷한 질감으로 치아바타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지는 않았다. 이는 단순히 인스턴트 이스트를 사용한 것뿐 아니라 핸드믹싱을 해 반죽의 글루텐이 시판 치아바타보다 많이 생기지 않은 이유도 있다. 반면 액종르뱅을 사용한 치아바타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질감을 나타냈고 사진으로도 한눈에 알 수 있는 자잘한 기공을 지니고 있었다.

겉면 또한 큰 차이를 나타냈는데 인스턴트 이스트를 사용한 것은 크러스트가 거의 없이 부드러운 질감이었다면 액종르뱅을 사용한 것은 바삭한 크러스트의 겉껍질을 보였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풍미의 차이였다. 액종르뱅을 사용한 것은 특유의 발효 풍미가 은은하게 올라오고 씹으면 씹을수록 묘하고 깊은 맛이 올라와 물리지 않았다.

인스턴트 이스트를 사용해 만든 치아바타의 경우 속살이 부드러워 고기 패티를 넣어 햄버거를 만들어도 어울릴 듯하고 크리미한 소스를 발라 샌드위치로 즐겨도 좋을 듯하다. 반면 액종르뱅을 사용한 것은 크리미한 소스보다는 올리브유나 식초 등 맑은 소스, 고기 간 것보다는 프로시우토나 치즈 등 서로의 복잡한 향과 풍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재료와 더 어울린다. 단순하게 ‘무엇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같은 배합으로 같은 종류의 빵을 발효종만 다르게 만들어보니 천연 발효빵의 매력을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 Biga- 사전 발효법
보통 이탈리아에서 치아바타를 만들 때에는 비가(biga)라고 부르는 사전에 미리 발효해둔 첫 반죽을 섞어 빵을 발효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비가는 인스턴트 이스트를 사용해서 만들어도, 천연 발효종을 사용해 만들어도 되지만 인스턴트 이스트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드는 법은 물과 밀가루를 동일 비율로 섞고 소량의 이스트를 넣어 5~18시간 동안 상온에서 발효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비가를 인스턴트 이스트나 천연 발효종 대신 반죽에 넣어 빵을 굽는다.

인스턴트 이스트를 사용하지만 사전 발효시키므로 천연 발효종과 비슷한 특유의 시큼하고 복잡한 풍미를 지닌다. 여기에 소개된 액종르뱅 치아바타 레서피에 액종르뱅 대신 동량의 비가를 넣어 사용하면 된다. 천연 발효종을 만들기는 부담되지만 풍미를 위해 하루 정도 기다릴 수 있는 이들이라면 비가법을 추천하다.

에디터 강윤희 포토그래퍼 강태희 감수 정웅 셰프(오월의 종)